5월 23일은 세계 거북이의 날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한 거북보호단체(American Tortoise Rescue)가 2000년 지정한 날인데요, 그들이 세계 거북이의 날을 지정한 것은 거북이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바다거북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Red List를 통해 멸종위기종을 관리하고 멸종 위험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놓았습니다. 바다거북은 그중에서도 위기(EN) 등급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위기 등급의 멸종위기종들은 가까운 미래에 멸종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바다거북의 개체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바다거북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는 역시 기후변화 때문인데요. 바다거북은 육지에 올라와 해안가에서 알을 낳는데, 인간이 해안 지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바다거북이 알을 낳을 곳이 적어진 것도 그 이유라고 합니다.

바다거북은 알이 묻혀있는 모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되는 신기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모래 온도도 함께 상승하게 되었고, 그 결과 암컷 바다거북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심각한 성비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성비가 불균형할 경우 번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바다거북의 개체 수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양 쓰레기에 대한 기사를 보면 바다거북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요. 바다거북이 해양 쓰레기에 피해를 입는 대표적인 생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바다거북의 경우 냄새로 먹이를 파악하는데, 바다를 떠다니는 비닐봉지 등에서 미생물이 자라나게 되고, 바다거북은 그 미생물 냄새를 맡고 이것이 먹이인 줄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바다거북 58마리를 대상으로 부검을 한 결과 그중 20%가 해양 쓰레기를 먹고 죽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안 그래도 기후 변화로 위험해지고 있는 바다거북인데, 그런 바다거북을 남획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바다거북을 잡아 스테이크나 스프를 만들거나, 심지어 알까지 식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매부리바다거북의 경우 아름다운 무늬의 껍질로 장신구를 만들거나 가죽으로는 가방이나 구두를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에 의해 남획된 매부리바다거북은 IUCN의 적색 목록에서 위급(CR) 등급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심각한 멸종 위기에 빠진다는 것이죠.

바다거북은 바다 생태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초를 뜯어먹으면서 바닷속 이산화탄소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요. 바다거북의 이산화탄소 조절 능력이 숲보다 뛰어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 바다거북이 멸종된다면 해양 생태계 역시 큰 위기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바다거북과 바다를 지키기 위해 세계자연보전연맹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는 협력하여 모든 바다거북 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였고, 이에 따라 관련 국가들은 바다거북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바다거북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